많은 무균 충전/완제 프로젝트, 특히 소분자 의약품 제조(바이알, 시린지, 동결건조 제품)에서는 아이솔레이터를 도입하는 결정이 종종 GMP 규정 준수를 위한 지름길처럼 여겨진다.
논리는 단순해 보인다. 아이솔레이터는 물리적 분리를 제공하고, 높은 무균 보증 수준(SAL)을 지원하며, 재현 가능한 생물학적 오염 제거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가장 안전하고, 규정을 가장 잘 준수하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가정이 종종 틀린다.
아이솔레이터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것만으로 EU GMP Annex 1 준수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반면, 현대적인 능동형 제한 접근 배리어 시스템(RABS) 개념은 견고한 오염관리전략(CCS) 하에 운영될 경우 Annex 1 요구사항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쉽게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차이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운영하느냐에 있다.
기술이 곧 규정 준수라는 것은 오해이다. 아이솔레이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리스크 감소,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정당화 작업을 단순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개방형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아이솔레이터는 명확한 장점(예 : 확실한 물리적 격리, 제어된 환경, 재현 가능한 기화과산화수소(VHP) 멸균 사이클 등)을 제공하지만 공정, 설비, 실제 운영 조건이 완전히 정의되기 전에 너무 이른 단계에서 아이솔레이터 사용이 결정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아이솔레이터는 “규정 준수의 지름길”처럼 인식된다. 자재 이송, 개입 방안, 유지보수 접근성, 심지어 환경 모니터링조차도 종종 FAT(공장인수시험) 또는 SAT(현장인수시험) 단계에 가서야 검토된다. 그 시점에서는 선택지가 제한되고 타협이 불가피해진다. 문서상으로는 규정을 준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Annex 1은 기술 자체만 평가하지 않는다. 전체 공정 전반에서 오염이 얼마나 잘 제어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아이솔레이터 기반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대부분 아이솔레이터 자체 때문이 아니다. 문제는 거의 항상 시스템의 설계 및 통합 방식, 특히 많은 생산량과 작업자의 개입이 빈번한 소분자 생산 환경에서 발생한다. 아이솔레이터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에는 다음 4가지가 있다.
첫째, 문서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이송(Transfer)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자재 이송은 모든 무균 공정에서 가장 큰 오염 리스크 중 하나이다. 고속 이동 포트(RTP), 알파-베타 시스템, 이송 챔버는 표준 장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적절히 통합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은 문제점은 “이송 인터페이스에서 불충분한 제염”, “지나치게 많은 수동 작업 단계”, “사이클 처리 능력과 맞지 않는 이송 빈도”이다. 대량의 바이알 또는 시린지 라인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매우 빠르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송 시스템이 견고하지 않다면, 아이솔레이터가 이를 보완해주지 못한다.
둘째, 생물학적 오염 제거는 “표준 기능”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VHP 사이클은 이미 해결된 문제로 여겨지거나, 더 심한 경우에는 아이솔레이터를 닫고 VHP 사이클을 시작하기 전에 수행해야 할 적절한 세척을 대체하는 수단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실제 성능은 “아이솔레이터의 구조 및 무균 설계(곡면 반경, 코너 설계, 표면 마감 등)”, “적재 구성(네스팅된 시린지, 마개, 동결건조 적재물 등)”, “공기 흐름 분포”, “자재 적합성(material compatibility)”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으로는 “복잡한 구조에서의 사각지대”, “빈 상태와 적재 상태 간의 상이한 거동”, “생산 일정과 맞지 않는 에어레이션(aeration)”이 있다. 통합 모형 제작, 초기 전산 유체 역학(CFD) 및 연기 연구, 충전 라인과의 엄격한 테스트, 그리고 최악의 경우 검증을 포함한 적절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솔레이터 환경은 예상보다 훨씬 덜 제어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실제 운영 환경(Operational Reality)에 대한 과소평가 때문이다. 많은 시스템이 여기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소분자 생산에서는 빈번한 구성 방식 변경, 작업 개입, 글러브 사용, 유지보수 접근, 라인 클리어런스 활동이 일상적인 운영의 일부이다. 이러한 활동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무균 제조의 실제 운영 환경 그 자체이다. 작업자 개입 빈도가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 유지보수를 위해 시스템 격리를 깨뜨리거나 편법(Workaround)을 써야만 하는 구조적 문제, 문서 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일관되게 수행하기 어려운 절차들 등이 일반적인 문제점에 해당되며, 이러한 운영 요소를 초기부터 고려하지 않으면 아이솔레이터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시스템은 문제를 겪게 된다.
넷째, 제조 시설과의 통합성(Integration)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솔레이터는 독립형 솔루션이 아니다. HVAC, 청정등급, 자재 및 인원 동선, 전후 공정(예 : 세척, 발열물질 제거, 동결건조 등)과 함께 작동해야 한다. 대표적인 문제에는 “아이솔레이터 개념과 배경 환경 간의 불일치”, “비효율적인 자재 흐름”, “장비와 시설 레이아웃 간의 단절”이 있다. Annex 1은 전체적인 시스템 접근을 요구한다. 인터페이스가 취약하면 결국 문제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 RABS가 흔히 오해를 받는 이유
이러한 문제점에 따라, 제한 접근 배리어 시스템(RABS)은 종종 차선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단순화이다. 특히 Active RABS를 아이솔레이터 수준으로 운영하면, 물리적 분리, 확실한 공기 흐름 제어, 작업자 접근 제한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아이솔레이터만큼의 밀폐성은 제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장비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일관되게 관리되는가이다. 잘 설계되고 잘 운영되는 RABS는 다음 조건이 충족되면 Annex 1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최소화되고 통제된 개입(글러브 작업 및 RTP 사용 포함), 안정적인 공기 흐름 조건, 철저하고 잘 준수되는 절차이다. 반대로, 부실하게 구현된 아이솔레이터는 동일한 이유로 실패할 수 있다. Annex 1은 아이솔레이터 사용을 강제하지 않으며, 타당하고 효과적인 오염 제어를 요구하는 것이다.
개정된 Annex 1은 명확히 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규정 준수는 장비 선택이 아니라 오염 제어 전략(CCS)에 기반한다. 오염 제어 전략(CCS)은 리스크를 어떻게 식별하고, 통제하고, 모니터링하며,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인지를 정의한다. 여기에는 시설 설계, 장비, 이송 시스템, 세척 및 소독, 환경 모니터링, 작업 개입, 유지보수가 포함된다.
아이솔레이터와 RABS 간의 선택은 오염 제어 전략(CCS)에서 도출되어야 하며,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염 제어 전략(CCS)가 안정적이라면 두 기술 모두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느 쪽도 기대한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젝트 관점에서 볼 때, 다음 요소들이 큰 차이를 만든다. 첫째, CCS를 마지막이 아니라 먼저 정의해야 한다. 차단 기술은 전략의 결과물이어야 하며,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이송 과정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는 특히 대용량 바이알 및 주사제 라인에 적용된다. 셋째,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생물학적 오염 제거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 이때 최악의 부하 및 구성 조건을 포함해야 한다. 넷째, 도면이 아닌 실제 운영을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 작업자의 개입, 유지 보수 및 품목교체를 조기에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장비와 시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함으로써 후기 단계에서의 타협을 방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항상 아이솔레이터를 사용한다" 와 같은 기본 결정을 피해야 한다.
아이솔레이터가 매우 효과적이며, 장기적으로 미래 지향적인 솔루션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염 관리, 운영 효율성, 인력 요구사항, 장기적 규정 준수 측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많은 경우 더 빠른 투자 회수와 짧은 손익분기 기간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Annex 1 준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개방형이든 폐쇄형이든 잘 설계된 능동형 RABS 개념은 본질적으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적절하게 구현될 경우 Annex 1 요구사항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 결국 두 기술 모두 적용 방식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규정 준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차단 시스템의 종류가 아니라, 전체 공정 전반에서 오염 리스크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통제하고, 관리하는가이다.